제      목: 애모(愛慕)
이      름: 류근조
작성일자: 2003.08.29 - 16:03
애모(愛慕)

온종일 너만 그렸다
지루한 줄도 모르고
어두운 다락방에 홀로 누워
아침에서부터 어스름이 내리는 저녘까지
네 입 코 눈썹, 그리고 네 환한 볼우물을
네가 입고 있던 애기색 원피스를
아니 어릴 때 고향집 토탐 위를 맴돌던
고추잠자리떼의 빠알간 등허릴
아, 그런 줄도 모르고 넌
지금도 엄마 곁에서 거드름이나
피우고 있을지 모르지만
아, 그런 줄도 모르고 넌 지금도
깊은 산 속 애기 사슴처럼
청순한 동공이나 굴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어이하리
이 어지러운 무한공간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한 번 올라선 이 난간에서
층계 없어 내려가지 못하는 이 안타까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