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시기 별 부모의 역할
이 장에서는 아기가 태어나 성장 발달하는 시기 별로 부모의 역할은 어떻게 다른지를 탐색한다.
1. 영아기의 부모역할
(1) 보육자(caregiver)의 역할
영아나 유아를 돌보는 사람을 보육자라고 한다. 보육의 역할은 대부분 부모가 담당하지만 때로는 조부모, 탁아모, 형제 등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여기에서는 보육자로서 부모의 역할에 대하여 살피기고 한다.
영아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은 부모들마다 다르며, 영아의 특성에 따라서도 다르다. 상호작용의 양보다 어떻게 상호작용하느냐 하는 질적인 면이 더 중요하다. 영아는 부모에게 모든 것을 요구하며, 전적으로 부모의 도움을 받아야만 생존할 수 있다. 그리고, 부모는 영아의 보호자이며 요구를 만족시키는 제공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양육에 전념하던 어머니들은 어느 순간 갑자기 자신이 개인적인 일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는 자녀가 보모 특히 어머니의 시간을 다 소비하기 때문이다.
부모와 영아와의 관계는 부모 자신의 아동기 경험, 부부관계나 건강, 직업의 안정성과 같은 현재의 가정 분위기, 그리고 영아의 특성에 영향을 받는다. 정상적인 아기들의 경우 환경에 대한 일반적인 반응과 활동 수준, 적응력, 생리적 리듬 등이 각기 다르다. 예를 들면, 돌보기 어려운 기질을 가진 영아의 어머니는 아기에게 적게 반응한다. 영아는 깨어있을 때 소리내고, 부모와 눈 맞추고, 미소짓는 행동을 하여 부모와의 상호작용에 이바지한다. 마찬가지로 부모가 어떻게 돌보는가에 따라 영아가 웃기도하고, 울기도 한다. 즉 부모와 영아의 초기 양육과정에서 부모와 의사소통하고 신호를 보내고 하는 상호작용은 영아기 발달의 기초가 된다.
(2) 기본적 신뢰감(basic trust)의 형성
Erikson은 발달단계 별로 아동의 심리 사회적 발달을 설명한다. 영아기에는 아기가 주변 사람에 대한 기본적 신뢰감과 불신감을 형성하는 시기이다. 기본적 신뢰감이란 보호자가 아기의 기본적 욕구를 일관성 있고 민감하게 충족시켜 줄 때 아기가 그 사람에 대하여 갖는 믿음을 말한다. 양육자는 영아가 불편함을 느낄 때 그 원인을 빨리 제거해 주고, 일관성 있는 사랑, 관심, 놀이, 접촉, 자극 등을 통해 아동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때, 영아는 세상이 안전하고 확실하며 예측할 수 있고 살아갈 만하다는 믿음을 갖게 된다. 반대로 양육자가 일관성 없이 부적절한 방식으로 행동하면 영아는 세상에 대해 두려움과 불신감을 갖게된다.
보육자에 대한 신뢰감은 의사소통 과정에서 형성된다. 영아는 우는 것으로 의사를 전달하고, 부모는 아기의 우는 소리로 아기의 의사를 알아차린다. 양육자는 아기가 배고파 우는지, 아파서 우는지, 졸려서 우는지 등을 잘 알아야 한다. 영아의 요구는 대부분 부모가 해결해 줄 수 있기 때문에 기본적 신뢰감의 형성은 전적으로 부모에게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어머니가 아기의 울음에 재빨리 반응하면, 아기는 어머니와 신호를 주고받는 것을 경험하게 되며, 결국 효과적 의사소통 방법을 습득하게 된다. 또한 영아는 환경자극에 반응하기만 하는 수동적 존재가 아니다. 초기 상호작용의 과정에서 자신이 어떻게 행동하면 어떤 결과가 일어날 것인지를 예측한다. 즉 보육자에 대한 신뢰감이 형성되면 사물이나 사건을 구체적 상황에서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예측 능력이 발달한다. 예측능력은 자신에 대한 신뢰감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요인이 된다.
(3) 상호성(reciprocity)의 발달
상호성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상관없이 서로 자극을 주고받는 것을 말한다. 어머니와 영아의 상호성은 어머니의 역할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고 두 사람이 상호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긴다. 어머니와 영아는 여러 상황에서 서로의 단서와 신호, 그리고 특수한 행동을 인식하는 법을 배운다.
처음 6개월 동안 상호성은 영아에게 자신이 다른 사람과 분리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상호작용을 통하여 영아는 어머니와 다른 사람이 나타내는 행동유형이 다르다는 것을 안다. 아기는 상호성을 통하여 다른 사람이 자기에게 하는 행동에 자신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됨으로써 자신의 역량을 기르게 된다. 의사소통 체계의 발달은 어머니가 처음 몇 개월 동안 영아의 신호에 반응하는 방식에 따라 결정된다.
(4) 영아 자극
영아는 스스로 무엇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면 손에 잡히는 것은 무엇이든 호기심을 갖고 열심히 탐색한다. 영아는 학습경험에 능동적으로 참여한다. 부모는 두 가지 방식으로 자극을 제공할 수 있다. 하나는 영아의 감각운동 능력을 촉진시킬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영아와 직접 상호작용함으로써 자극을 제공하는 것이다. 즉 부모는 영아에게 흥미 있는 환경자극을 제공하여 영아가 주도적으로 활동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리고 민감한 어머니는 영아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가를 관찰하고 파악하고, 아기가 환경에 친숙할 수 있고, 또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 볼 수 있도록 격려하여야 한다. 중요한 것은 영아와 상호작용할 때 영아의 자기 주도성과 독립성을 향상시키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2. 검음마기(toddlers)의 부모역할
(1) 보호자(protectors)의 역할
아기가 걷기 시작하면 부모는 새로운 차원에서 보호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아기가 자율적으로 행동하면서 학습능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집안에서 사고가 발생할 여지를 점검하고 미리 제거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아기의 활동을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아기의 자발적인 호기심과 활동은 최대한 보장하면서 안전에 유의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싱크대의 장을 열고 물건들을 꺼내기 좋아한다면, 장 하나에 아기의 물건이나 깨어지지 않는 플라스틱 그릇을 넣어두어 위험성 없이 아기가 놀 수 있도록 마련해 주어야 한다. 또 높은 의자에 기어오르기를 좋아하면, 위험하다고 그 활동을 중단시키거나 의자를 치워버리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그 보다는 떨어져도 다치지 않도록 방석을 깔아주거나, 의자가 넘어가지 않도록 잡아주면서 기어오르는 활동을 성취하도록 격려하는 것이 좋다.
(2) 자율성(autonomy)의 발달
아기를 보호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율성 발달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것이다. 1세에서 3세 사이의 아기는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무엇이든 스스로 해보려는 끈질긴 경향성을 보인다. Erikson은 이 시기를 자율성을 습득하는 중요한 시기로 보았다. 자율적 행동을 거듭 성취할 수 있을 때 아기는 자신감과 함께 자율성을 습득하게될 것이다. 그러나, 자율적 행동이 실패를 거듭하면 수치심을 습득하게 되며, 부모의 처벌이 반복되면 부모에 대하여 가졌던 애정에 대하여 회의감을 형성하기도 한다.
자율성의 발달은 부모에 대한 거절증으로 나타난다. 언어적으로는 '싫어!', 또는 '내가..' 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우유를 먹여주려고 하면, 싫다고 거부하고, 자기가 스스로 하겠다고 고집을 부린다. 부모는 스스로 하려는 이러한 경향성을 거부하지 말고, 자율적 행동이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쏟아지지 않도록 우유를 조금 부어주고, 유리컵보다는 깨지지 않는 플라스틱 컵을 사용하도록 한다. 즉 실패하지 않고 성공을 거둘 수 있는 환경을 설정해 주는 것이 현명하다. 혹시 실패하더라도 심하게 꾸짖기보다는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3) 학습경험의 제공
(가) 자조능력(self-help skills)
자조능력이란 혼자서 손씻기, 밥먹기, 옷입고 벗기, 대소변 가리기 등 자신의 신변처리와 능력을 말한다. 이러한 자조기술은 3세까지 이루어야 할 과업이다. 이러한 기술은 생존하기 위하여 스스로 할 수 있어야 하는 행동들이다. 따라서, 무엇이든 자율적으로 하려는 강한 경향성을 보이는 이 시기에 훈련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나) 사회적 및 지적 학습
이 시기는 자조능력의 학습 뿐 아니라 사회적 기술, 언어, 호기심, 지적능력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때이다. 사회적 기술을 습득시키기 위해서는, 또래와의 상호작용의 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 순서를 기다리고, 장난감과 놀이시설을 공유하고, 만족을 지연하고, 집단에서 협동하는 등의 기술을 습득하기 시작한다. 또, 이 시기에는 언어가 빠른 속도로 발달한다. 부모는 언어의 모델로 제시되어야 하고, 사물의 이름을 반복하여 말해주고, 아기가 모방할 때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는 아기와 왜, 무엇을, 어떻게 등과 같은 말에 수백 번 답하고 질문하며, 책을 읽어주고, 아기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초기 언어발달을 촉진시켜야 한다. 호기심과 지적능력의 형성은 언어발달과 밀접하게 관련된다. 걸음마기 이전에 아기는 보고 듣고 만지는 등 감각을 사용하여 호기심을 보여준다. 최적의 지적 발달과 호기심을 만족시키기 위하여 부모는 안전한 환경에 다양한 사물과 경험을 제공하여야 한다. 아기가 주변 사물에 호기심과 자발적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동기를 유발할 수 있는 학습환경을 제공하여야 한다.
3. 유아기의 부모역할
(1) 양육자(nurturer)의 역할
양육자란 애정과 관심을 갖고 더 나은 발달을 도모하고 보호하는 사람을 말한다. 걸음마기처럼 따라다닐 필요는 없지만 안전한 환경을 마련하는 것은 양육자의 책임이다. 광범하게 말하여 양육이란 신체적 접촉, 행동, 온정 등을 통해 정서적 만족을 얻는 심리적 과정이다. 유아의 건강한 발달을 위해서 가정의 정서적 분위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구체적 훈육방법보다 일관성 있는 훈육을 수행하여야 한다. 부모가 서로 아동교육에 대한 목표와 가치에 합의가 있어야 한다. 아동들은 부모의 행동 차이에 적응할 수 있지만, 목표와 가치에 대한 장기적인 갈등에는 적응하지 못한다. 부모 각자는 자신의 방식대로 상호작용하지만, 서로 합의하여 규칙을 정하고 그 규칙은 일관성 있게 제공되어야 한다.
(2) 주도성(initiative)의 발달
주도성과 죄의식이 발달하는 시기이다. 유아기 아동은 기본적 운동능력을 획득하고, 비교적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다른 사람의 행동에 반응만 하지 않고, 스스로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 부모가 이러한 주도적 행동을 지지하고 격려하면 주도성이 발달하고, 반대로 아동의 행동을 제한하고 주도적 행동을 책망하면 죄의식이 형성되기도 한다.
유아기에 환경을 탐색하도록 허용되고 격려를 받은 아동은 그러한 탐색활동을 주도하는데 주의력이 있고 쉽게 접근하지만 과잉보호되거나 벌을 받은 아동은 환경의 탐색을 억제하는 경향이 있다. 부모는 아동이 불안을 느끼지 않고 새로운 환경을 주도적으로 탐색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여야 한다.
유아의 지적 주도성은 아동의 질문에 성의있게 반응해주는 부모에 의해 향상된다. 유아기 아동은 끊임없이 누가, 왜, 무엇을, 어떻게, 어디서라고 질문한다. 부모가 인내심을 가지고 아동의 질문에 반응하면, 아동의 호기심과 탐색을 격려하게 되고 더 나아가 아동은 지식 추구에 가치를 부여하게 된다. 이러한 부모와의 활동이 미래에 주도적으로 세상을 탐색하려는 지적 주도성을 향상시킨다.
(3) 자아개념의 형성
유아기 교육의 주요 목표 중의 하나는 긍정적 자아개념을 형성해 주는 것이다. 자아개념은 유아의 생활공간 내에서 중요한 사람들과의 상호작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자아개념 발달에 관한 연구들은 세 가지 가정을 세우고 있다. 즉, 자아개념은 학습되는 것이고, 가정 내의 초기 사회화 과정에서 학습되며, 아동의 행동을 결정하는 강력한 요인이 된다.
Sears(1970)는 영유아기에 온정적인 사랑을 충분히 받는 것이 차후의 긍정적 자아개념 형성에 크게 영향을 준다고 하였고, Coopersmith(1967)는 아동을 수용하고 존중하며 민주적으로 양육한 가정의 자녀는 자아존중의 정도가 높았고, 반대로 애정이 부족하고 벌을 사용하는 가정의 자녀들은 자아존중의 정도가 낮았다고 보고하였다. 자아개념은 학업성취와 정적상관이 있으며, 자아존중감이 높은 아동은 행복하고 비교적 불안을 덜 느낀다. 반대로 자아존중감이 낮은 아동들은 상대적으로 적응력이 낮고 불안을 많이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4) 학습경험의 제공
유아기의 교육은 아동의 주도성과 자유로운 탐색을 촉진시키는 것이어야 하며, 이러한 활동을 통하여 유아는 긍정적 자아개념과 자아존중감을 형성하게 된다. 자아개념은 아동의 행동을 결정하고 학업성취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단히 중요시된다.